Las memorias de Mamá Blanca | 테레사 데 라 파라 | 엄지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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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img src="/icons/aquarius_purple.svg" alt="/icons/aquarius_purple.svg" width="40px" /> “하얀 머리카락과 너그러운 마음씨를 동시에 표현하는 그 이름이 너무 자연스럽게 주변에 퍼지는 바람에 마마 블랑카라는 이름은 마침내 모든 연령과 성별, 그리고 모든 조건의 사람을 가리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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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되살아나는 것…… 봉인 해제, 베네수엘라 할머니의 비밀 회고록
베네수엘라 최초의 위대한 여성 작가이자 가장 탁월한 라틴 아메리카 여성 작가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테레사 데 라 파라의 대표작. 국내 초역.
일흔다섯 살의 할머니가 눌러쓴 회고록이자 지금은 사라진 보물 같은 낙원으로서의 어린 시절과 베네수엘라 농장 사회의 아름다운 세계를 시적인 문체로 그린 소설이다. 마마 블랑카가 들려주는 조곤조곤하지만 유머러스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무한한 지평을 열어주는 ‘이야기 박물관’의 역할을 한다. 베네수엘라를 넘어 범세계적인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작품.
꼬깃꼬깃한 오백여 장의 원고 뭉치에서 무한히 증식하는 이야기
《마마 블랑카의 회고록》이 출간된 1929년의 베네수엘라는 농촌공동체가 무너지고 산업화 사회로 급격히 이행되던 시기였다. 자연스레 문학의 주된 담론 역시 ‘전통이냐 문명이냐’에 대한 해답 찾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테레사 데 라 파라는 이에 대해 성급히 결론짓지 않고, 시간을 되짚어 유효한 삶의 가치만 걸러내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의 현재를 그려냈다. 그로부터 다시 100년 가까이 지나 비로소 우리에게 전해진 이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삶의 소중한 감각이 무엇인지 끈덕지고 흡인력 있는 언어로 들려준다.
마마 블랑카라는 이름은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내 입술에서는 좀 낯설게 느껴지지만, 너그러운 마음씨에 늘 미소 짓던 할머니에게는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건 그녀의 맏손자가 할머니를 그렇게 부르면서 붙은 이름이었다.(10쪽)
일흔 살이 넘은 ‘마마 블랑카’는 열두 살도 채 되지 않은 소녀와 우정을 나누며, 리넨 종이 오백여 장에 기록한 자신의 ‘기억의 초상화’를 소녀에게 남긴다. ‘아무에게도 보여주면 안 된다’던(자식들에게까지!) 그 원고는 소녀에 의해 회고록으로 출판된다. 회고록에 담긴 마마 블랑카, 그러니까 ‘블랑카 니에베스’의 삶은 사탕수수 농장인 ‘피에드라 아술’에서 시작된다. 여섯 자매 중 셋째였던 그는, 곱슬머리에 집착하며 틈날 때마다 그의 머리를 말아대던 엄마, 바람 잘 날 없던 자매들과의 일상, 자매들을 늘 즐겁게 해주던 ‘사촌 후안초’, 좋은 친구이자 우직한 일꾼이었던 ‘비센테 이’, 클럽이자 극장이었던 사탕수수 제분소, 나무 이파리나 돌멩이 같은 자연의 장난감과 더불어 낙원 같은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대도시인 카라카스로 이사하면서 그의 삶은 급격히 전복되고 마는데…….
“알다시피 그건 네게 주는 거야. 내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바치는 글이니까 당연히 그 아이들에게 물려주려고 했지. 그런데 그 아이들은 ‘와, 할머니 물건이다!’라고 말하면서 슬며시 웃고 나면, 한 번도 들춰 보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둘 것 같은 예감이 들더구나. 그 아이들을 위해서 쓴 글을 네게 물려주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야. 원하면 읽어봐. 하지만 아무에게도 보여주면 안 돼.”(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