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as secas | 그라실리아누 하무스 ****| 임소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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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img src="/icons/aquarius_purple.svg" alt="/icons/aquarius_purple.svg" width="40px" />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는 덜 메마른 곳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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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문학의 거장 그라실리아누 하무스의 대표작 국내 첫 출간
🏝️ 20세기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인 그라실라아누 하무스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윌리엄 포크너 재단상을 안겨준 작품. 작가도 작품도 국내 첫 소개.
이야기는 극심한 가뭄이 삶의 모든 것을 앗아 간 뒤 “덜 메마른 곳”을 찾아다니는 ‘파비아누 가족’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키우던 앵무새마저 잡아먹은 파비아누 가족은 언뜻 생존을 위해 본능을 따르는 짐승처럼 보이지만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을 지켜나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적이며 숭고함까지 느낄 수 있다. 하무스는 이를 건조한 문체로 묘사하지만 독자는 어느덧 그들의 삶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반려견 ‘발레이아’의 시선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장면이 ‘브라질 문학사에서 가장 뭉클한 에피소드’로 꼽히기도 하는 등 출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일찌감치 브라질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갈라진 땅, 그리고 메마른 삶…… 브라질 문학의 위대한 성취이자 희망과 삶에 대한 엄숙한 찬가
극심한 가뭄을 피해 ‘사체가 썩는 듯한 나쁜 냄새’라는 뜻의 카칭가 지역을 배회하던 파비아누 가족은 마침내 버려진 농장에 도착한다. 다시 비가 내리자 돌아온 주인의 가축을 돌보며 지내지만 곡식은 서서히 바닥났고, ‘파비아누’는 자신의 몫으로 받은 가축을 다시 주인에게 헐값에 넘기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이해할 수 없는 “이자에서 비롯된” 차이로 인해 품삯은 점점 줄어갔다. 얼마 후에는 선술집에서 만난 ‘노란 제복의 군인’이 의도적으로 파비아누에게 시비를 걸어왔고,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른 채”, 그리고 왜 갇히는지도 모른 채 하룻밤 감옥살이를 한다. 그래도 가뭄을 피해 떠돌던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비토리아 어멈’은 나무살 침대를 버리고 “모든 것을 제대로 짜맞춘” 침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데…….
평생을 나무살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하는 걸까? 침대 가운데 나무살에 등이 배기는 두꺼운 혹 같은 것이 있었다. (……) 처음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기력이 소진되었던 데다 일에 지쳐 못 위에서도 잠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살림이 피기 시작했다. (……) 부족한 것은 오직 침대뿐이었다. (56쪽)
하지만 다시 가뭄이 시작될 징후들이 보인다. 무리 지어 날아온 철새들은 강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다 먹어치웠다. 가축이 마실 물이 없었다. 땅은 서서히 메말랐다 “나쁜 징조”였다. 이곳을 떠나 정착할 곳을 찾아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결국 길을 떠나기로 한 파비아누 가족. 이런 순간에도 그들이 끝내 놓지 않는 건 ‘덜 메마른 미래’다. 파비아누와 비토리아 어멈은 “식량 자루를 고쳐” 메고, “세상은 넓어”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한다. 아이들이 “낮은 언덕, 자갈, 말라버린 강, 가시덤불, 독수리, 죽어가는 가축들,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카칭가를” 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물웅덩이를 찾아 걸었다. 밤이 되기 전에 도착하면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한 후 “달빛 아래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그들은 “이보다 더한 일도” 겪어냈다.
조금씩 희미하게나마 새로운 삶의 윤곽이 그려졌다. (……) 도시로 이주하면,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부부와는 다른 삶을 살 것이다. 비토리아 어멈은 흥분했다. 파비아누는 웃었다.(160쪽)